Tuna

[Life Hack] 인스타그램을 삭제한지 2주일이 넘었다

tunapark 2021. 6. 24. 21:4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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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일거수일투족을 다 보고하던 나는 갑자기 인스타그램을 삭제했다

 

지난 몇 년간 나는 인스타그램에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해왔다. 우선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지 별 생각없이 계속해서 소비했으며, 또한 왜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내는지에 대한 이유 없이 소비해왔다. 하지만 몇 달전 프로덕트 기획에 대한 공부를 하던 중 "Hooked : How to Build Habit-Forming Products" 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고, 내가 어떤 과정을 통해 인스타그램에 '무의식적'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는지를 알게 되었다. 우리는 실제로 인스타그램을 들어가고 싶어서 '의식적으로' 인스타그램에 들어가고 스크롤을 내리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. 

 

출처 : Farnam Street

한 문장으로 내가 깨달은 부분만 정리하자면 이렇다. 우리는 일상생활이 24시간 스펙터클하지 않다. 늘 자투리 시간, 멍때리는 시간이 있다. 우리의 뇌는 지루함을 부정적인 감정, 상태로 인식한다. 그 상황에서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원래라면 산책을 가거나 노래를 듣거나, 뉴스를 보면서 그 지루함에서 벗어나려고 할 것이다. 하지만 인스타그램에 가입한 사람은 인스타그램에 한번 들어갔을 때 들어가자마자 나타나는 큐레이팅된 피드를 보고 그 지루함이 정말 순식간에 없어지는 경험 (엄청나게 흥미로운 콘텐츠가 아니더라도 뇌가 그렇게 인식한다는 것이다) 을 하고 도파민을 얻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(실제는 의식일 수 있지만 의식의 과정보다는 훨씬 빠르고 습관적으로) '지루하다' 라는 input 이 뇌에 들어오자마자 output 으로 인스타그램 앱을 클릭해서 스크롤을 내리고 있다는 이야기다. 그래서 이 책에서 내린 중요한 결론 중 하나는 성공한 프로덕트들중에는 꼭 필요한 진통제보다 부정적인 감정을 살짝 완화시켜주는 비타민 같은 존재들도 있다는 이야기였다. (정확하고 자세한 내용에 관심있는 분들은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.)

 

이 책을 읽고 나는 그동안 거의 의식하지 못하고 인스타그램 앱 아이콘을 클릭했던 나날들을 회상했다. 화장실에서, 밥먹으러 가는 엘리베이터에서, 회사에 출근해서 잠깐 비는 시간, 등등.. 잠깐이라도 뇌에 휴식 타임 (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상대적으로 지루함을 느끼는 상태) 이 올 때마다 나는 '반사적으로' 인스타그램을 켰던 것이었다. 

 

'우리가 하루에 얼마나 콘텐츠를 소비하는지'에 대한 생각을 스스로 하면서 사는가?

나는 지금까지 일어나자마자, 통학 할 때, 쉬는 시간에, 밥먹으면서, 잠자기전에.. 거의 모든 자투리시간을 콘텐츠 소비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.

 

저 책을 읽고 나서 바로 인스타그램을 삭제하진 않았다. 오히려 그런 생각을 역으로 활용하기도 했다. 만약에 인스타그램을 찾는 그 허기진 어떤 뇌의 명령이 내려지는 것 같은 때에 브런치 앱을 켜보자, 티스토리 앱을 켜보자, 뉴스 앱을 켜보자. 이렇게 의식적으로 그나마 더 생각을 하면서 소비할 수 있는 글 위주의 콘텐츠들을 소비하려 노력했다. 

 

그러던 와중에, 요즘 자기개발과 성공에 대해 관심이 많은 나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. 

 

'만약 능력이 비슷한 여러명의 사람이 있다면, 그 중 누가 성공할 것인가?" 

 

'우리 모두가 유한한 24시간의 하루를 보낸다'라는 대전제를 중심으로 본다면 답은 '시간 낭비를 하지 않는 사람이 성공한다.' 이다. 시간 관리에 대해서는 내가 전문가도 아니고 아직 나 역시 정복하지 못한 산이므로 차차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지만, 시간 낭비의 여러 문제 중 확실하게 생각하고 있는 문제는 하루 시간의 소비 대비 생산을 얼마나 하느냐이다.

 

생산시간을 늘리는 것이 당연하게도 가치를 창출하는 일일것이다. (생산을 위한 소비시간은 존재하겠지만) 둘의 비율을 생각했을 때 둘 중 하나를 늘리거나 하나를 줄이면 된다. 1. 생산 시간을 늘리거나 2. 소비시간을 줄이거나. 둘 중 본인에게 쉬운 것,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을 하면 되지 않을까?

 

저 질문에 대해서 가볍게 가설을 던져보자. '인스타그램을 덜 소비하는 사람은 다른 생산 시간을 늘리거나 소비시간을 줄여서 성공할 확률이 올라간다' 이런 행복회로를 돌리며 오늘부터라도 인스타그램을 나의 의지에 의해서가 아닌 소비를 하지 않는 시도를 해볼 것을 권한다. 이 이유 말고도 '유투브는 괜찮지만 인스타그램은 망했으면 하는 이유' 도 언젠가 완성해서 올려보려고 한다.